[나는 메이커다] "손에 손 잡고"- 최재필 메이커
[나는 메이커다] "손에 손 잡고"- 최재필 메이커
  • 강계원
  • 승인 2019.05.07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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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악을 누군가와 손 잡고 함께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 손을 잡아 줄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스스로 질문해 보았습니다. 또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인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최재필 메이커)

최재필 메이커는 스스로 메이커인지 의문을 품는 메이커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연결되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먼저 사람과 사람이 닿는 것을 감지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그리고 닿을 때, 음악이 연주되도록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작품 '손에 손 잡고'다.

서울 메이커 페어에서 '손에 손 잡고'를 보여 주고 있는 최재필 메이커(사진=최재필)

▶ 메이커 활동 계기?

2014년 메이커페어서울에 참가하면서 메이커라는 낱말을 접했다. 초창기 메이커페어에는 뉴미디어아트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늦은 나이에 미디어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마음에 작품을 전시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메이커페어를 선택했었다. 당시 나는 전시를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다.

현장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메이커페어는 미술 전시회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미술이나 예술을 전공하지 않은 나로서는 메이커페어가 오히려 내 내 몸에 맞았다.

게다가 운 좋게 첫 번째 참가한 메이커페어에서 미디어아트를 다루는 미술관을 만나고, 이후 몇 년간 미술관에서 함께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던 내게 메이커페어가 꿈을 이루게 해 준 거다. 그 후 매년 만든 작업들을 메이커페어에 전시하고 있다.

사실 내가 메이커라고 불리는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미술작가도 아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서 많은 분들께 작은 행복을 느끼게 해 주고 싶은 이상한(?) 장르의 작가일 뿐이다.

▶ 주로 어느 지역과 시설에서 활동하나?

미술관에서 활동할 때에는 미술관 안에 있는 작업 공간을 사용했었다. 지금은 작은 방을 작업실로 만들어서 집에서 작업한다. 물론 레이저커팅, 절단 같은 큰 장비가 필요할  때에는 주위 작가들의 작업실을 빌려서 하고, 때로는 서울 내 메이커스페이스를 찾기도 한다. 딱 정해 놓고 한 곳을 다니지는 않는다.

집 근처에 편하게 갈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많은 창작자들과 소통하고 싶기 때문이다.

메이킹 관련 교육, 전시는 내가 필요한 곳이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고 있다. 주로 아두이노를 활용한 피지컬컴퓨팅 교육이다. 주업이 강의가 아니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 다니지는 않지만 요청하는 곳이 있으면 휴가를 내서라도 간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줄 일찍 알았다면 선생님이 됐을 것이다.(웃음)

강의 때마다 내 작품들을 싸 들고 가서 소규모 전시를 하곤 한다. 이런 것이 내가 생각하는 전시 방법 중 하나다.

 '손에 손잡고'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어떻게 진행, 활용하고 있나?

최근 작품인 '손에 손잡고'는 아두이노 강의 중에 우연히 만들어진 작품이다. 서로의 손을 이어 잡아야 들을 수 있는 엠피3(MP3) 플레이어다. 
나는 상호작용을 좋아한다. 그래서 손과 손이 이어지는 것을 감지하도록 구현해 보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응으로 음악을 재생하도록 연결하게 됐다.

이때, 그 음악이 아주 감미롭게 들렸다. 그리고 이 음악을 누군가와 손 잡고 함께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손을 잡아 줄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스스로 질문해 보았다. 또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인지도 생각해 보았다. 이 때부터 워크숍을 만들고 학교 강의마다 “손에 손잡고” 프로젝트를 가지고 '손 잡으러' 다니고 있다. 

작년부터는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서 손길들을 모으고 있다. 이 또한 내 작업이다. 그룹에 손잡은 사진, 영상들이 올라오길 기대했는데 맘 같이 되지는 않는다.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많은 분들이 손 잡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손에 손잡고 페이스북 그룹 바로가기

'손에 손잡고'(사진=최재필)

▶ 기억 나는 에피소드는?

'손에 손잡고'를 체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로 처음 만난 사이다. 첫 만남에 손을 잡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다들 어색해한다. 끝까지 잡아주는 것에 항상 감사한다.

하지만 그게 안되는 사람들이 있더라. 얼마전 초등학교에서 전시를 했는데, 여학생과 남학생은 절대 손을 안 잡는 것을 보았다. 뭐 나도 그 나이 때에는 그랬겠지 싶다. 나는 쑥스러워서 근처도 못 갔을 거다. 그래서 제가 그 학생들  사이에서 연결 고리가 되어 주었다.

또 한 가지 생각난다. 학교 선생님들과 워크숍을 진행했을 때다.  나이 많은 선생님이 팔짱을 낀 채 참여에 소극적이어서 '만드는 게 재미 없고 힘드신가 보다'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그 선생님이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손잡고 춤추는 영상을 만들어 보내주었다. 그룹에 공개는 못했지만 이런 후기 영상들이 도착할 때면 절로 미소가 핀다.

향후 활동 계획은?

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작가다. 작업 시간이 적어 작품을 많이 만들지는 못하지만,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3년간 ‘Smile’ 감정영수증을 꾸준히 모으고 있다. 지금 3,300장 남짓 모았다. 너무 빨리 모이진 않도록 속도 조절(?)을 하고 있긴 하지만, 5,000장이 모이면 특별한 전시를 하고자 준비 중이다.

올해 초 ‘손에 손잡고’를 이용해 시각장애인 미술치료 전시에 미디어아트 전시를 했다. 시각장애인의 연주를 이용해 작업을 했다. 전시를 통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도 함께하면 의미 있는 것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 ‘손에 손잡고’를 이용해 더욱 의미 있는 손을 잡고 싶다. 내 손이 꼭 필요한 곳을 찾고 있다. 그리고 함께 잡아줄 사람도 찾고 있다.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지만 적어도 1년에 한 작품은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살고 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게 될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는 작품을 만들어서 메이커페어 외에도 다양한 전시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 블로그에도 작품이 공개돼 있다.

행복 영수증 'Smile'(사진=최재필)

메이커들과 모임교류를 많이하면 좋은점?
사실 나는 메이커들과 자주 교류하지는 못하고 있다. 시간이 되는 대로 메이커 파티에 가고 있는 정도인데, 가능하다면 많은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다. 메이커스페이스가 그런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만나서 놀다 보면 더 재미있는 놀이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학생들과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한다. 이 시대 청년들의 마음도 알 수 있고, 이런 저런 얘기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많다. 내게 있어서 아이디어의 원천은 수다인 것 같다.(웃음)

메이커 교육에 대해 한마디?
메이커 교육은 아니지만 프로그래밍 강의를 시작한 지 15년 정도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단순히 툴 강의로 시작했지만, 제 작품들이 생기면서 작업과 강의가 연결되는 것을 느낀다. 그저 공식을 알려 주던 강의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게 된다. 내 것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메이커라는 이름이 어색한 내게 메이커 교육은 알 수 없는 존재다. 사실 내가 사용하는 기술들이 시대에 맞춰 메이커 교육에 사용 되는 것 뿐이다. 따라서 나는 메이커 교육이 이렇다 저렇다 말 할 자격이 없다.

다만 한 가지, 메이커 교육 참가자 모두가 즐겁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똑같이 할 필요가 없다. 잘 할 필요도 없다. 그 동안 모두가 이상적으로만 생각했던 이런 교육이 메이커문화 안에서 현실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애독자 메이커님의 활동과 행사를 이미지와 함께 메이커뉴스에 알려주십시오. 어떠한 메이커 소식도 소중하게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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