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그들은 나를 '사악한 엔지니어'라 부른다
[컬럼]그들은 나를 '사악한 엔지니어'라 부른다
  • 유수엽 메이커
  • 승인 2020.02.04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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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예전에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여기에 보이는 건 껍데기에 지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1945~2000년까지 한국의 잘나가는 기업들의 특징이 뭘까’를 생각했다.

그것은 "급하다 급해" "빨리 가자" 였다.

그래서 부품을 들여다 조립하는 제조업 업체들의 승리였다. 휴대전화 업체도 그런 맥락의 업체에 속하는 분류이다. 자동차 업체도 그런 부류에 속해 있다. 건설업체도 그런 부류이다.

그런 업체들로 국가가 돌아가고 있는 현재 강력한 적이 나타났다. 조립해서 판매하는 회사는 갑의 위치에 있었다. 그러한 업체에 디지털이란 적이 나타났다.

디지털기술은 소프트웨어라는 흉악한 무기로 제조업의 갑질을 막아냈다. 주기적으로 또는 환경이 바뀌면 업데이트해주거나 부품을 조립만 해도 되는 기존의 장비에 을에게 소프트웨어를 부탁해야 했다. 수천 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고용한 제조업자가 단 8명의 고급 엔지니어 회사에 수 조원을 공납해야 하는 기이한 현상도 21세기에는 생겨났다. 안정을 자랑하고 백 년을 버틴 제조업체가 신 디지털 부품과 소프트웨어 대체재에 굴복하여 폐업하는 사례도 생겼다.

데이터를 전 세계적으로 연결하여 이제는 을의 부품업체가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부품을 광고하여 전 세계로 마케팅하여 이제 국지적으로 얽매이지 않는 부품업체로 제조업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산업이 가진 문제는 불쌍한 을들이 이러한 좋은 환경이 오기 전에 너무너무 배고파 굶어 죽은 업체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타성에 강력한 을이 되는 법을 아무도 가르쳐 주지도, 그리고 그러한 사례를 알려 주지 않는다.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려 주지 않는다.

지난해 4분기에 3D Printer를 몇개 조립해서 시험해 보는 기회를 얻었다. 이전에 이 기기를 소유한 사용자가 고장나 버리는 외국제 XYZ divinchi, Maker Bot과 듣보잡 몇 대를 고물 가격에 구입하여 수리후 프린트해 보았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국내 몇개 업체와 취미활동가들이 중국산 저렴한 부품을 조립한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과 능력을 보여 주었다. 그 차이가 무엇일까?

일단 고장 처리 직후부터 보여 주는 놀라운 성능은 나를 감탄하게 했다. 깔끔한 표면, 사용자의 복잡한 형태의 물건도 출력, 지금까지 버려 두었던 악질 ABS나 Flexible 재료도 출력되는 성능, 그리고 정리된 외형 등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어 낼까? 자기들만의 제어기 하드웨어, 고속, 저속에서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모터, 풀리, 기어, 베어링 구동부의 잘 정리된 시스템, 그리고 진동 없는 전체 구조, 그리고 자기들만의 슬라이스 프로그램 등... 그들은 차별화된 디지털기술의 3D printer를 만들고 있었다.

한국의 여러 3D printer 관련 학회와 협회들이 기술이 있지만 그 협회들이나 학회에 기술 공유방이 3D Printer 제조업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

이 한 가지 산업 분야의 사례만 보더라도 국가가 무엇이 문제인지 금방 알 것이다. 핵심기술을 회피하여 외형만 제품을 개발하는 업체들만 각광 받는 분위기에선, 한국의 앞길은 흙길이다. 앞으로 국가 간 산업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다.

돈만 먹는 협회나 학회에 얼마나 세금이 퍼부어질는지, 그리고 역량이 있는 인재가 역량이 되면 해외로 탈출하는 사퇴가 계속되도록 놓아 둘지...
섬나라 한국에서 고민하는 엔지니어인 나를 그들은 '사악한 엔지니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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